최근 한국기업 필리핀 진출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 필리핀의 투자환경과 제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필리핀 경제구역청(PEZA)은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한국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기업들과 개별 미팅을 진행하고, 서울에서 Philippines-Korea Business Forum을 개최했습니다.
*PEZA 공식 발표 – PEZA deepens Korea investment ties, builds pipeline for new manufacturing projects
이번 움직임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필리핀에 투자해 달라”는 일반적인 투자유치 활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필리핀은 전자·반도체 공급망을 비롯해 제조업, IT, 관광 등 구체적인 산업을 대상으로 한국기업의 신규 투자뿐 아니라 기존 한국기업과 연결된 공급망까지 필리핀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기업은 이미 필리핀의 주요 투자자입니다
한국기업의 필리핀 투자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PEZA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 경제특구에는 한국계 자본이 주요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180개 이상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누적 투자액은 1,200억 페소 이상, 고용 인원은 43,000명 이상에 이릅니다.
특히 2024년에는 한국이 PEZA 경제특구의 최대 투자국이었습니다.
2026년에도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PEZA가 승인한 신규 및 증설 프로젝트의 투자액은 약 2,164억 페소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투자국 가운데 한국 역시 주요 투자국 중 하나로 나타났습니다.
즉, 한국기업의 필리핀 투자는 단순한 가능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상당한 규모의 산업 기반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기업뿐 아니라 공급망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
이번 PEZA의 한국 방문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Supply Chain, 즉 공급망입니다.
필리핀에는 이미 Samsung Electro-Mechanics Philippines를 비롯한 주요 한국 제조기업들이 진출해 있습니다.
PEZA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반도체와 PCB 관련 화학제품, 정밀 산업용 부품, 케이블,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과도 접촉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대규모 투자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기업에 부품·소재·서비스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와 공급기업까지 필리핀으로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하나의 국가에 집중하기보다 ASEAN 여러 국가로 분산하는 상황에서 필리핀이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으려는 것입니다.
한국기업 입장에서도 필리핀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기업의 동남아 진출을 이야기하면 일반적으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필리핀 역시 몇 가지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 사용이 가능한 인력, 젊은 노동시장, 미국 및 서구시장과의 높은 친화성, IT-BPM 산업 기반 뿐 아니라 PEZA를 비롯한 경제특구 제도와 투자 인센티브가 존재합니다.
또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양국 간 교역과 투자환경에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뿐 아니라 IT, BPO, 물류, 관광 및 각종 전문서비스 분야의 기업이라면 필리핀을 단순한 판매시장이 아니라 ASEAN 사업거점 중 하나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에 투자한다’는 것과 ‘필리핀에서 사업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정부가 외국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다고 해서 모든 사업을 동일한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필리핀 진출을 검토할 때에는 먼저 다음과 같은 문제를 확인해야 합니다.
외국인이 해당 사업의 지분을 100% 보유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자본금이 필요한지, 일반 필리핀 법인과 PEZA 등록기업 가운데 어느 구조가 적합한지, 어떤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와 외국인 직원의 고용·비자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같은 ‘필리핀 진출’이라도 제조업체와 IT기업, 유통기업, 서비스기업의 진출구조는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법인을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의 목적에 맞는 진출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것입니다.
AI로 해외진출 준비는 쉬워졌지만 현지 실행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오늘날에는 AI와 온라인 자료를 활용해 해외시장과 법률, 세금, 투자환경에 관한 상당한 정보를 한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해외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분명 좋은 변화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을 시작하면 법인설립, SEC 등록, BIR 세무등록, 지방정부 인허가, 투자 인센티브, 고용, 노동법, 비자, 은행 및 현지 행정 등 서로 연결된 여러 문제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결국 정보를 찾는 것과 현지에서 사업을 실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 필리핀 정부가 한국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기업 필리핀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인설립 자체보다 사업에 적합한 투자구조와 규제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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